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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만들기 - 실패한 막걸리 살리기

레시피대로 막걸리를 만들어도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술이 시어져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설탕을 타서 드시거나 꿀을 넣어 드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절대 절대 술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안 됩니다. 스윙병 같은 밀폐 용기에 설탕이나 꿀을 섞은 술을 넣으면 안에서 발효가 일어나서 병을 열자마자 엄청난 폭발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막걸리 만들기 실패하는 원인과 해결법

 

이왕 집에서 첨가물 없이 만든 술인데 설탕이나 꿀을 넣지 마시고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을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얼마 전 쌀누룩을 구매하여 이화주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누룩을 고운 채에 걸러냈어야 했는데 그 과정을 생략하여 술의 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물과 쌀을 더 넣어 추가 발효를 일으켜 청주와 막걸리를 만들었습니다. 

이화주는 떠먹는 막걸리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양반가에서 만들어 먹던 고급술입니다. 여인들이 디저트로 먹기도 했고 묽게 물을 타서 아이들이 마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비록 술이 시어진 경우는 아니지만 시어진 술을 살리는 방법과 거의 흡사합니다. 

 

1. 단양주가 시어진 경우: 단양주에 넣은 쌀 양의 5~10%의 누룩, 시어진 술양의 50%가량 찹쌀 고두밥을 넣어줍니다.

2. 이양주 이상의 술이 시어진 경우: 따로 누룩을 넣을 필요 없이 술 양의 50~100%의 찹쌀을 고두밥 하여 넣어줍니다. 

3. 고두밥을 넣을 때 20~30도 정도의 증류식 소주를 조금 넣어줘도 도움이 됩니다. 

 

일주일 이상 발효시켜 맑은술이 뜨면 술을 걸러 다시 일주일간 냉장 숙성 후 맛을 봅니다. 신맛이 많이 줄어들고 단맛이 올라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화주에 쌀을 더 넣어 발효를 시켰으니 이화주가 밑술이 된 샘입니다. 자세한 방법과 설명은 글 가장 아래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세요. :) 이화주 만드는 기록과 이 이화주를 쌀막걸리로 만든 기록입니다.

 

1. 멥쌀가루 습식, 무염 500g을 곱게 채내어 뜨거운 물 100~200ml을 부어 익반죽을 만듭니다.

멥쌀 습식, 무염 500g

 

2. 다 된 반죽을 살짝 때내어 동글동글 말아 준 뒤 넓게 펼치고 가운데 구멍을 내어 구멍떡을 만듭니다.

예쁜 하트 구멍떡

 

3. 끓는 물에 구멍떡을 넣어줍니다. 구멍떡이 다 익어 위로 떠오르면 건저 내어 바로 으깨줍니다. 뜨거울 때 으깨야 잘 으깨어집니다. 식어서 하려면 정말 정말 힘듭니다.

구멍떡 반죽 만들기
구멍떡 반죽 만들기

 

4. 발효통을 증기 소독합니다.

발효통 소독

 

5. 쌀누룩 300ml를 계량합니다. *그리고 촘촘한 채에 내려 고운 입자들만 넣어줍니다. 저는 이 과정을 잘 모르고 생략해서 술의 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6. 반죽과 누룩을 잘 섞어줍니다. 묽기가 상당히 적기 때문에 섞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이 과정이 이화주 만드는 과정 중 가장 힘든 과정입니다. 다 섞어준 뒤에 발효통에 잘 눌러 담습니다.

 

7. 하루에 한 번씩 잘 소독한 도구로 저어줍니다. 아래 사진은 이틀 후 모습입니다. 처음보다 꽤 묽어져서 비교적 쉽게 저어줄 수 있었습니다.

 

8. 술을 만든 지 8일 뒤 모습입니다. 이제 떠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알갱이가 너무 많이 있어 도저히 먹을 수 있는 식감이 아니었습니다.

이화주 곳곳에 박혀있는 누룩 알갱이

 

9. 이미 누룩은 술 안에 많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넣지 않고 물 100ml를 넣어 추가 발효를 일으키겠습니다.

 

10. 하루 뒤 모습입니다. 누룩이 물을 만나면 발효가 활발해집니다. 아래 사진을 통해 알코올 발효가 잘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1. 이제 이 술에 찹쌀 고두밥을 넣어 청주와 막걸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찹쌀 600ml를 잘 씻고 하룻밤 사이 물에 불린 뒤 잘 건조시켜 고두밥을 만들어줍니다.

 

12. 다 된 고두밥을 25도까지 식혀줍니다. 부채질, 선풍기 등을 동원하여 최대한 빠르게 식혀줍니다.

 

13. 술을 앉힐 발효통을 소독합니다. 저는 증기소독을 선호합니다. 균을 죽이는 데에는 100도 이상의 열 만한 것이 없습니다.

 

14. 이제 식은 고두밥과 만들어 놓은 술을 섞어줍니다. 밥알이 잘 섞일 수 있도록 열심히 섞어줍니다. 밥알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40분~50분간 섞어줍니다. 그리고 소독 해 놓은 발효통에 잘 넣어준 뒤 병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줍니다.

 

15. 방안 온도 22도 정도에서 18일간 발효시킨 뒤 걸러주었습니다. 맑은술이 위로 뜨고 밥알이 다 삭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향은 달짝지근한 사과, 배향이 풍깁니다. 향이 정말 좋습니다.

 

16. 맑은 청주를 얻기 위해서 술을 거른 뒤에 물을 타고 5일간 냉장 숙성을 시켰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맑은술은 위로 뜨고 무거운 입자들은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위에 맑은 부분만 떠내서 청주로 마시고 아래 탁한 부분에는 물을 섞어서 막걸리로 마시겠습니다. 5월 3일에 술을 걸러 5일간 냉장 숙성을 시켰으니 5월 8일에 청주만 따로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5월 13일부로 막걸리는 맛있어서 다 마셨습니다. 원래 냉장고에 일주일에서 이주일 보관하면 맛이 더 풍부해지는데 그새를 못 참고 다 마셨습니다.

맑은 술만 떠내는 중
아래 남은 탁한 술에 물을 넣어 막걸리 만들기
청주와 탁주

 

다 만들어진 술의 맛 및 후기는 아래 영상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