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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 여행으로 가득한 곳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다양한 문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다양한 공연, 전시, 문화 참여 같은 다채로운 이벤트를 제공한다. 사실 현대카드를 거의 사용 하진 않지만 이러한 소소하지만 알찬 컨텐츠들 때문에 쉽게 해지를 못하고 있다. 최근에 다녀온 곳은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Travel library)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곳으로 2층으로 구성된 건물벽을 온통 여행에 관한 책자가 감싸고 있다. 생각만 해도 설레이는 곳이다. 여행에 관한 것으로 가득한 공간이라니 말이다.

 

입장을 위해서는 본인 명의의 현대카드 소지가 필요하다. 어느 리뷰에서 아버지 카드를 방문 했다가 입장을 거절 당했다는 글을 보기도 했다. 본의 명의의 카드만 가능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본인 명의의 앱카드도 가능하다. 나는 카드를 소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문하던 중에 관련 후기를 읽고 지하철에서 부랴부랴 앱카드를 설치했다. 다만 출입문을 열기 위해서는 실물 카드를 긁어야 한다. 실물카드가 없던 나는 누군가 나올 때에 맞춰 안으로 들어가서 앱카드를 보여줬다.

 

1층은 카페 겸 도서관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테라스 까지 합쳐 약 2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상 위에 주문한 커피와 챙겨온 노트북, 대여한 여행 책자로 저만의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행 그 자체도 즐겁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설레임 그 자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설레임이 느껴지는 듯했다. 딱히 여행 계획이 없던 우리 부부는 조만간 여행을 마음 먹으면 다시 이 곳에 와서 준비 하기로 했다.

 

1층 입장은 자유롭지만 2층은 공간이 한정적이라 인원 제한을 둔다. 진동벨을 받고 1층에서 책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내 차례가 되어 2층으로 향했다.

 

 2층에도 책이 그득하다. 여행, 책, 멋진 공간, 주말 모든게 완벽하다. 다만 이곳의 온도와 습도, 조도만 빼고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조금 뒤에 하기로 하고 2층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보자. 2층에는 단순 책을 읽는 공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여행을 상담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문 상담사로 보이는 분이 여행 상담해주시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동유럽에 방문하고자 했던 상담자 인데 동물원을 여행 계획에 넣은 모양이다. 상담사의 재치있는 한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 동물원 자주 가세요?’ 이 말인 즉, 한국에서도 잘 안가는 동물원을 왜 그 먼 동유럽까지 가서 가냐는 말이다. 한정된 시간에 갈만한 곳은 더 많다는 얘기다. 물론 그 동물원은 동유럽에만 있는 거니까 그 자체도 어떤 이들에겐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 선택은 본인의 몫.

 

여행에 사진을 빼면 무슨 재미일까. 여행과 사진을 동시에 좋아하는 성향 때문일까, 이 날 본 책 중에 Tripfu 파리편이 기억에 남았다. 이 책을 주욱 읽으니 파리 여행은 이 책만 보고 가도 충분하겠다 싶었다. 많은 정보와 다채로운 사진들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대비가 짙고 색채가 뚜렷한 사진을 좋아하는데 여기 사진 에디터 취향이 나랑 비슷한가 보다. 사진이 좋아서 한참을 들여다 본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 준비에 여념이 없는 공간이지만 나로서는 오래 머물 수 없는 공간이기도 했다. 일단 덥고 건조하다. 코가 답답하고 목이 말랐다. 2층은 가방도 가지고 들어 갈 수 없어서 물이 없는 탓에 꽤나 고생했다. 그리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조명이 어둡다는 것이다. 분위기를 위해서 주황빛 조명을 썼는지는 모르겠다. 분위기에는 은은한 조명이 한 몫 단단히 했으나 실용적인 면에서는 아쉬웠다. 어두운 조명 탓이 눈이 침침해서 책에 오랜 시간 집중 할 수 없었다. 나중에 든 생각이긴 한데, 혹시 일부러 오래 머물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객이 너무 오래 머물면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하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근거 없는 재미로 생각하는 추측성 의심이다. 또한 정말 멋진 공간임에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하려 하자 이내 저지 당했다. 아쉽지만 규칙이 그렇다고 하니 별 말 없이 따랐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확실히 재방문 의사가 드는 공간이다. 공간의 컨셉 자체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곳이므로 눈이 침침하더라도 내 발은 한번쯤은 또 그 곳으로 향하겠지. 다음 방문때는 책 읽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