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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촛불집회 다녀오다. / 광화문광장 박근혜퇴진

정말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연말이다. 평일에는 일, 회식에 주말에는 촛불집회 참석에.. 대통령 하나 잘 못 뽑아서 국민들만 피곤해진다. 지난 주 박근혜의 3차 대국민 담화 발표에서는 4월 퇴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담겨있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제 탄핵 여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의 촛불민심이 조금은 사들어 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지만 이는 민심을 전혀 해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분석이었다.


12월 3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역대 최다인 전국 235만명의 동시 다발적 집회가 있었다. 주최측 추산 서울에만 170만명 부산 20만명, 제주 1만명, 대구 4만명 등이 모였다. 특히 여권이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부산, 대구, 제주 지역에 엄청난 수의 집회 참여자가 몰렸다는 건 민심이 그만큼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


3차 대국민 담화 발표는 국민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아닌 정치적 꼼수를 마련하는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 질서있는 퇴진을 '시사', '암시' 하면서 새누리당 비박계에서 탄핵을 반대하고 시간을 끌 수 있는 구실을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민들은 12월 2일 탄핵안을 가결 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비박계가 탄핵 정국의 '키'를 쥐고 있고 이들이 탄핵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12월 2일 탄핵 소추 진행 거부 의사를 밝혔다. 12월 9일에 진행하자는 구실이다. 이로서 12월 2일 탄핵안 가결은 무산 되었고 이는 235만 촛불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국민의 당은 진정 박근혜의 탄핵을 원하는가.



국민의당의 이중적인 행보에 국민들은 새누리 제2중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키는 비박계도 야권도 쥐고 있지 않다. 키는 국민이 쥐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 국민의 의견을 즉각 반영해야하는 시점에서 국민의당은 혹시나 주도권을 더불어 민주당에게 뺏기지 않을까 하는 권력욕을 이기지 못하고 새누리를 띄워주고 있다. 지금은 새누리에 탈당한 한 의원은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의 통합 계획이 있다는 내부 사정을 폭로하기도 했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국회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자면 너무 화가 난다. 새누리 비박계는 탄핵을 하녜 마녜, 동의를 할 것이다 말 것이다 라고 입장을 밝힐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죄인의 입장에서 묵묵히 국민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꼴은 그들이 다시금 그 거만하고 오만한 태도를 보이며 정국을 주도해 나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국면을 예측해보려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완벽한 개인적인 추측이다. 아마 국민의당과 새누리는 박근혜 3차담화를 빌미로 12월 2일 탄핵안 가결을 미루고 12월 9일에 추진하자는 계획을 미리 세웠을 것이다. 그 후 6일 혹은 7일경 박근혜 대통령이 4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4월까지 퇴진을 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힐 것이다. 그 후 대통령이 퇴진 의사를 밝혔으므로 탄핵안을 더 이상 진행 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며 탄핵 진행을 중단 시킬 것이다. 그 4개월간의 기간동안 시간을 벌어 놓으면서 개헌 진행 등 본인들의 권력구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지금까지의 뉴스와 돌아가는 정황을 보고 판단한 개인적인 '예측' 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가자 더 나은 세상으로


그들의 계획이 어찌되었던 중요한건 국민들의 탄핵 의지이다. 국민들이 원하는건 즉각 퇴진. 퇴진을 안하겠다면 빠른 탄핵 진행을 하자는 것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건 국민들이 지치고 포기하면 안된다. 권력의 맛은 참으로 달다고 한다. 한 번 맛보면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기득권들은 가진 것을 포기하고 결코 국민들 앞에서 진정으로 사과 할 생각은 없다고 본다. 그런 달달한 정의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국민들이 지치고 포기하며 안된다.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촛불 집회에 나와서 정의로운 세상을 울부 짖을 수도 있고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탄핵 찬성의 입장을 보이라는 압박을 넣을 수도 있다. 이는 실제로 박근핵닷컴이라는 한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 의원 이름을 검색하고 짧은 메시지를 넣으면 그 의원의 e-mail로 전송된다. 자신의 지역구 주민의 직접적인 의견 보다 무서운 것이없다, 결국 지역구 민심이 자신의 다음 국회의원 자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니까.


우리는 지금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가장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번도 아니고 6주 연속으로 큰 잡음 없는 평화적인 집회를 하고 있다. 평화시위, 평화집회가 권력층의 프레임이던 아니던 우리 국민들은 더럽고 부패해져가는 나라에서 역설적으로 한 단계 더 민주적으로 변모하고있다.


12월 3일 광화문 광장에 울려퍼지던 가수 한영애씨의 '조율'은 뜨거운 한 청년의 가슴을 더욱 타오르게 했고 더욱 뭉클하게 했고 동시에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 아래는 직접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감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평화적인 시위 명성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해학과 유머를 다시 한 번 세계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연일 화제가 되는 위트있는 피켓, 문구, 퍼포먼스등은 왜 우리가 恨의 민족이고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 왔는지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어지러운 시국이지만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웃음을 잃지 말고 이 사태를 즐겨야 오래 갈 수있다. 오래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다. 그들보다 끈질기고 집요하게 광장에 나오고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한다면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한 번 나 스스로 생각한다. 화도 많이나고 가슴 뜨겁게 분노하지만 웃자. 웃어야 즐기고 즐겨야 오래간다. 오래가야 승리한다. 지치고 포기하고 잊고 외면하면 결국 그들이 말하는 개돼지가 되는 것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