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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주 알아가기] 여름을 나는 술 과하주



지금 우리에게 소주가 가장 대중적인 술이라면 옛 선조들에겐 과하주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과하주는(酒) '여름을 보내는 술' 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술 이름 하나 지을 때도 정말 운치있게 잘 짓은 것 같습니다. 여름을 보내는 술이라니.. 참으로 멋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여름을 보내는 술이라는 걸까요?


우리 전통주는 보통 쌀과 누룩을 발효시킨 곡주입니다. 이 곡주는 도수가 높아봐야 25도 정도로 도수가 낮은 편입니다. 알콜 도수가 낮으면 미생물의 번식이 활발하여 따듯한 여름날에는 술이 산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면 이 곡주를 증류하여 얻은 소주는 도수가 약40도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알콜성분이 많으면 미생물이 증식하지 못하고 죽게되므로 술이 쉽게 산패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곡주에 소주를 섞어서 여름에도 술이 산패되지 않게 하여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한 술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폭탄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멋진 이름의 폭탄주.


우리 선조들이 이 술을 얼마나 많이 즐겨먹었는지는 수 많은 고문서에 과하주를 만드는 방법이 소개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음식디미방], [양주방]. [규합총서] 등에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과하주를 빚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잘 발효된 이양주에 소주를 섞어 다시 발효시키는 방법

2. 발효된 이양주를 거르고 난 술 지게미에 소주를 넣고 발효시키는 방법

3. 발효 중인 이양주에 소주를 넣고 추가 발효시키는 방법





사실 가정에서 만들어 먹기는 쉽지 않은 술입니다. 왜냐하면 곡주를 증류시켜 얻은 소주가 필요한데 가정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주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하죠. 그래서 가정에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담금소주를 넣어 만들기도 합니다. 맛은 저도 안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과하주를 제대로 만든 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술 만들기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도 더 많은 술을 빚어 본 뒤 자신감이 붙었을 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과하주는 김천 과하주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김천 과하주는 일반적인 과하주와 조금 다릅니다. 김천 과하주는 소주를 섞은 것이 아니라 김천 지방의 과하천의 물을 이용해서 빚은 술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술 역시 여름에 산패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수원, 남원, 보령(강하주)등의 지역이 과하주로 유명합니다.


이상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과하주 소개였습니다. 시중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니 무더운 여름을 과하주 한 잔으로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